김정은 아버지가 제작한 괴수영화 [불가사리], 연인과 독재자 김정일

어쩌면 이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면 북한의 현 정세는 지금과 굉장히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면 북한의 현 지도자는 김정은이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고려 말 부패한 조정에 억압받던 민중들은 자연히 봉기하기 시작하고 대장장이 탁쇠는 조정의 부름으로 몰수한 농기구들을 관가의 무기로 만들라는 명령을 받는데, 농민을 배신할 수 없었던 탁쇠는 옥에서 죽어가며 밥풀로 괴물 인형을 만들게 됩니다 탁쇠의 딸 아미가 바느질을 하던 도중 인형에 피 한방울을 흘리자 인형은 살아나게 되고 쇠를 먹으며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민중봉기 최후의 희망이 된 불가사리는 과연 혁명을 이끌 수 있을까요 이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면 북한의 현 지도자는 김정은이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바로 불가사리 입니다 이 영화는 1985년 북한에서 제작 되었으며 전세계적으로도 아주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아마 2000년대 들어서 한국 영화 가 세계에서 주목을 받기 이전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 영화는 바로 이 불가사리였을 겁니다 이 영화는 완성도 만큼이나 영화 가 제작된 배경까지도 아주 특이합니다

북한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짓들이 영화가 제작되는 내내 벌어졌는데요 영화에 얽힌 여러 가지 트리비아 와 함께 영화 본편의 내용까지 리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래 김정일은 후계자 경쟁에서 서열이 1위는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김일성의 동생인 김영 주가 김일성의 후계자로 유력했는데요 김정일은 선전선동부 문화예술 과장으로 취임한 뒤 김일성 우상화 영화들을 제작하며 서열 경쟁 에서 김영주를 앞서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쐐기를 박은 것은 혁명가극 피바다일겁니다 혁명가극 피바다는 김일성의 항일 투쟁을 소재로 한 오페라입니다 피바다의 성공 이후 김정일은 당의 충성심과 성과를 인정받아 후계자로서의 거대한 한 발을 내딛게 됩니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에 따르면 김정일은 엄청날 정도의 영화광이었다고 하는데요 김정일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였다고 합니다

어쨌건, 그는 북한을 대표할 만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이미 80년대 초에 세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육성이 담긴 녹취 자료에서 도 이를 잘 엿볼 수 있습니다 즉 이미 대내적으로는 피바다를 통해 큰 성공을 거뒀던 김정일은 대외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자 하는 야욕을 갖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당시 최대 규모의 블록버스터를 제작할 꿈을 꾸게 된 것이죠 하지만 북한의 영화 기술 수준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던 김정일은 주요인력을 모두 해외에서 데리고 오는데요

물론 가장 차가웠던 냉전 80년대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데려올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우선은 감독부터 납치 합니다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을 수 차례 수상한 60년대를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신상옥 감독 그는 김정일이 제작한 영화 불가사리 의 감독입니다 신상옥 감독은 1978년 이혼한 전부인 이자 배우인 최은희가 납북되어 그녀를 쫓아 홍콩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 역시 그곳에서 납치 됩니다 최은희 씨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북한 어느집에나 다 영사실이 설치가 되어 있었으며 김정일은 마치 예술가 같았다고 하더군요 신상옥 최은희 납북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불가사리를 촬영하기 위해 일본의 특수촬영 전문가들을 초빙 합니다 이들은 헐리웃으로 가는 줄로만 알고 북한으로 향했다고 하는데요

불가사리의 수트 액터인 사츠마 켄파치로는 이 경험을 책으로 씁니다 바로 고지라가 본 북한이라는 책 인데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그렇게 제작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몇몇 부분은 김정일이 직접 촬영을 전두지휘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이니 이 영화에 대한 김정일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입니다 불가사리는 원래 한국의 고전 설 화가 그 원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설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남한에서도 1960년대에 촬영 된 적이 있죠 아쉽게도 이 영화는 필름이 유실 되어 국내 괴수 영화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데요 원작은 한국의 옛 전설이라고 할 지라도 영화의 내용이나 표현 기법은 일본 괴수 영화의 영향을 굉장히 짙게 받았습니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작품은 바로 다이에이에서 제작된 대마신 시리즈일 것입니다 대마신은 사극과 괴수영화의 결합 이라는 기획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내용이나 표현 방법에서 불가사리와 아주 유사한면이 많은데요

우선 내용부터가 매우 비슷합니다 불가사리가 폭정에 시달린 고려의 민중이 불가사리와 함께 봉기를 일으키는 내용이라면 대마신은 폭정에 시달린 민중이 대마신을 일깨워 봉건 체제에 대항 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두 영화의 플롯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비슷한 장면들도 꽤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불가사리가 조정의 성을 쓸어버리는 이 장면과 대마신이 일본의 전통가옥을 이렇게 쓸어버 리는 장면 역시도 두 영화의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생각해볼수록 역설 적입니다

고려 말의 민중이 부패한 정권을 향해 봉기한다는 내용이 북한 공산주의 정권에 대한 프로파간다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칼날이 북한 독재정권을 향하고 있는 듯도 보입니다 실제로 신상옥 감독은 이 영화 가 북한 독재정권을 비판한 것이라는 주장을 한 적도 있는데요 이 영화는 이렇게 이중적으로 해석 될 수 있는 텍스트라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한쪽에서는 북한 정권의 프로파간다 를 한쪽에서는 북한 정권의 타도를 외치고 있는 거지요 양쪽의 입장 모두 그럴듯한 해석 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영화를 보신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떨지 무척 궁금하네요

이 영화는 약 10년 뒤에 일본에서 공개가 됩니다 일본에서의 인기는 무척 좋은 편 이어서 불가사리 완구들이 제조가 될 정도였습니다 불가사리는 전세계의 괴수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도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한국 영화 중에서는 단연 가장 오랫동안 사랑 받고 소비되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인력을 마음껏 동원한 장관을 연출했기 때문일것입니다 이 영화가 공개된 이후 김정일은 승승장구했고 김일성 사후에 자연스럽게 국방위원장으로 추대가 됩니다

만약 김정일이 이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북한 정권의 실세는 누구였을까요? 불가사리 전체 영화를 보고싶다면 구독과 함께 채널에 방문해서 감상하세요! 지금까지 시네마천국이었습니다